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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 용감한 시도를 배반하는 주입식 우정과 촌스런 액션

‘브라더’ 스틸컷 / BoXoo 엔터테인먼트

<브라더>는 제목과 줄거리부터 <신세계>를 떠올리게 만드는 코드가 있다. 언더커버를 소재로 한다는 점, 잠입한 형사와 조직원의 우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제목은 <신세계>에서 정청이 이자성을 부르던 애칭이기도 하다. 저예산 영화에서 액션장르는 다소 촌스러워 보일 우려가 있음에도 과감한 시도를 선보인 이 작품은 예상했던 부분에서 느끼는 실망감이 상당한 영화다.

먼저 언급할 부분은 저예산 영화의 숙명과도 같은 액션 장르에서 느껴지는 촌스러움이다. 저예산 영화 중 액션이 잘 뽑힌 영화들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몸을 쓸 줄 아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 있다. 대표적인 영화로 2008년 작 <스페어>를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인 배우 임준일은 합기도와 카포에이라로 단련된 액션배우를 꿈꾸는 배우였기에 저예산에도 눈을 사로잡는 액션이 가능했다.

상업영화의 경우 촬영기법을 비롯해 액션에 많은 공을 들이며 꽤 볼만한 장면들을 뽑아낼 수 있다. 반면 저예산 영화에서는 이런 볼 만한 액션을 뽑아내기 힘들다. 언더커버 소재의 <브라더>는 이수성 감독의 <대가리> 시리즈 같은 학교 액션물이 아니다. 때문에 학생들이 주인공이라면 어설픈 액션도 웃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다 보니 다소 촌스러운 장면들이 다소 노출된다. 액션에서 주는 쾌감이 적다.

이 부분을 언급하는 건 이 작품이 빈 공간을 채우는 방식이 액션이기 때문이다. <와일드 카드>,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의 각색을 맡았던 신근호 감독은 이중플롯을 활용한다. 이중플롯은 주로 스릴러 장르에서 활용되는데 일부러 영화 군데군데 빈 곳이나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현상을 보여준 뒤 후반부 반전과 함께 이 빈 공간을 채우며 궁금증을 푸는 쾌감을 유발하는 플롯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페인 영화 <히든 페이스>를 들 수 있다.

작품은 도입부부터 조직에 정체를 숨기고 잠입한 형사 강수와 그와 우정을 쌓은 범죄조직의 오른팔 용식 사이의 우정이 후반부에 이른 순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간을 앞으로 돌려 강수가 어쩌다 언더커버로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언더커버 작전의 시발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고 강수에 비해 용식의 캐릭터를 연하게 그리면서 군데군데 빈틈을 만들어 이중플롯을 전개한다.

그렇다면 이 빈틈을 흥미를 줄 만한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데 스릴러나 공포 장르처럼 복선을 만드는 게 용이한 장르도 아니거니와 힌트가 흥미로 바뀔 만큼 유려한 스토리 라인을 지니고 있지도 않다. 때문에 액션장면을 배치하는데 이 액션이 좋지 못하다. 현란한 액션을 보여줄 수 없다면 장면이나 싸움에서 아이디어가 좋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게으르다. 여기에 이중플롯을 믿고 일부러 이야기의 후반부를 도입부 장면으로 택하면서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기분도 준다.

<브라더>는 큰 틀의 이야기는 잡았으나 세부적인 설정이 부족한 영화다. 심지어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는 방식에서도 어설픔을 지닌다. 정진운과 조재윤은 각자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배우들이다. 정진운에게서는 에너지를, 조재윤에게서는 노련함을 기대해 볼 수 있었으나 앞서 언급했듯 조재윤이 맡은 용식의 캐릭터는 이중플롯을 위해 연하게 가져가면서 극을 이끄는 부담감을 정진운에게 부여한다.

연기경력이 부족하지 않은 정진운이나 진중한 배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본 경험은 부족하다. 이를 여실히 드러낸 건 물론 캐릭터 자체가 열정보다는 신중함을 지니면서 정진운과는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조재윤과의 케미 역시 갑작스런 전개나 뚜렷한 선택의 이유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억지로 맞춘 듯한 느낌을 준다. 큰 틀의 이야기만 있을 뿐 캐릭터 간에 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 영화는 제목만 <브라더>일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주인공의 관계에서 우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액션이 아닌 <도니 브래스코>처럼 스토리에 기반을 둔 잔혹한 암흑의 세계에서 피어나는 우정에 주력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저예산으로 SF장르를 시도했던 백승기 감독의 <인천스텔라>처럼 의미 있는 시도를 선보였으나 만족감을 유발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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