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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유쾌한 웃음 속 남성용 하이힐에 도전한 두 남자의 진심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스틸컷 / CJ ENM

<킹키부츠>는 국내 문화시장을 주도하는 CJ ENM의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1호 뮤지컬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브로드웨이 개막 1년 반 만에 세계 최초 라이선스 초연을 국내에서 선보이며 침체되었던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CJ ENM은 자신들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이 뮤지컬을 영화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로 선보인다. 3년여 장기 공연된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제작년도로 따지면 2005년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의 한 신발공장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코미디 장르의 작품으로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활어처럼 노래와 연기 그리고 웃음을 펼치는 배우들의 모습이 활력을 준다. 실제 주인공인 스티브 팻맨은 정통 수제 신사화를 만드는 신발공장 W.J.브룩스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으며 경영을 시작한다.
 
한때 수제화의 90%를 모두 수출할 만큼 잘 나갔던 공장을 생각했던 스티븐은 변해버린 상황에 당황한다. 경기침체와 해외에서 저렴한 제품이 수입되면서 공장은 직원을 해고하고 규모를 줄여야 하는 경영난에 직면했다. 전통과 사람 사이에서 스티븐은 사람을 택한다. 그는 틈새시장을 노려보라는 직원 로렌의 권유에 ‘킹키부츠’를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킹키부츠는 남성용 하이힐로 아버지 시대부터 이어갔던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선택이다.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스틸컷 / CJ ENM

스티브를 모델로 한 찰리가 킹키부츠의 디자인을 위해 만나게 되는 인물은 또 다른 주인공인 드래그 퀸 롤라이다. 드래그(Drag)는 사회에 주어진 성별의 정의에서 벗어나는 겉모습을 꾸미는 행위를 의미한다. 롤라는 여성처럼 입고 무대 위에 서는 쇼걸이다. 하이힐의 경우 여성용으로 제작되기에 남성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 때문에 롤라는 남성 사이즈의 예쁜 하이힐을 찾는다. 스티브는 롤라와 같은 숨겨진 고객이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킹키부츠 제작에 나선다.
 
이 작품은 이야기 자체만 보았을 때는 어둡다. 찰리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3대째부터 이어져 오는 가업을 이어받았다. 사회 초년생인 그는 열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며 고민을 겪는다. 특히 오랜 여자친구이자 약혼녀인 니콜라의 존재는 자신의 선택을 흔드는 존재가 된다. 표면적으로는 열정과 의지로 똘똘 뭉친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어린 나이에 여러 사람들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다.
 
찰리에 의해 디자이너로 영입된 롤라의 경우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 강한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있다. 뛰어난 복서이기도 한 그는 남성성을 강요하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어린 시절 내내 갈등을 겪었다. 구두와 드레스를 좋아하는 그에게 성 정체성은 큰 결점처럼 다가왔고 이 문제로 아버지와 의절을 택한다. 킹키부츠는 롤라에게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열쇠이기도 하다.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스틸컷 / CJ ENM

시각을 다르게 보면 극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롤라처럼 보인다. 공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찰리의 모습 역시 주체적이나 이 극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주제인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고자 하는 다양성의 가치에서는 조력자의 위치에 선다. 이런 입체적인 캐릭터의 설정은 다채로운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열쇠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중하고도 진심이 담긴 노래를 통해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의 유쾌한 분위기는 어두운 이야기를 밝고 활력이 넘치게 전달하는 효과와 함께 한 가지 포인트를 더한다. 바로 자유로운 분위기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더 편안한 분위기는 배우들이 가진 매력을 더 발산하는 기회가 된다. 다소 과장된 연기 역시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야기를 지닌 만큼 배우들이 선사하는 에너지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힘을 보여준다.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오리지널 캐스트를 통해 롤라 역의 맷 헨리와 찰리 역을 맡은 킬리언 도넬리의 진가를 극장에 전달한다. 2016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맷 헨리가 부르는 ‘I’m Not My Father’s Son’과 ‘Hold Me In Your Heart’는 내면의 감정을 토해내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뮤지컬과 극장의 결합을 꾸준히 시도해 온 CJ ENM의 또 다른 쾌거를 선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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