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Viewed

Categories

디즈니+ [완다비전] 완다가 누구길래? 마블, 드라마까지 챙겨봐야 할까?

최근 국내 런칭 소식으로 OTT 세상을 뜨겁게 달군 디즈니 플러스. 해외에서 서비스가 시작되고 1년 남짓 국내에 들어오길 손꼽아 기다린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마블의 ‘완다비전’일 것이다.

끝도 없이 나오는 마블 시리즈, 그동안 나온 영화도 한가득인데 이것들을 다 보지 않으면 앞으로 나오는 영화를 못 따라가는 것일까? 한국에 어마어마한 마니아층을 가진 마블이고, 앞서 나온 영화를 다 챙겨 보기는 했지만, 필자에게도 마블의 세계관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이 시점에서 ‘완다비전을 꼭 봐야 하나’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이 당신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것이다.

마블의 팬들에게는 ‘완다’라는 캐릭터가 익숙하겠지만, 이제 막 세계관에 발을 들여놓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낯선 캐릭터일 수 있다. ‘완다 막시모프’는 대체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따로 만들어진 걸까? 완다는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히어로이다. 히어로 네임은 ‘스칼렛 위치’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붉은색(scarlet)이 상징이다.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처럼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멤버는 아니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부터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에 합류했다.

어벤져스 세계관에서 가장 중대한 사건은 절대악이자 강한 빌런인 ‘타노스’가 손가락 튕기기(블립)로 인류의 절반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타노스와 블립에 관해 다룬 영화가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두 편,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이다. 해당 영화에서 완다는 거의 마지막까지 타노스와 1 대 1로 맞설 만큼의 강한 능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아직 그녀의 파워가 어느 정도로 강한지에 대해서는 마블 역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완다비전에서 마블은 뭘 보여주고자 했을까? 세계관에 익숙한 팬들은 완다의 파워가 어디까지인지, 타노스의 블립 사태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마블이 처음이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앞서 간략히 소개한 스칼렛 위치, ‘완다’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보여주는 데에도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마블의 세계관, 즉 앞으로 나올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완다비전’을 본다면, 반드시 10개의 에피소드를 전부 봐야 한다. 하지만, 완다비전은 좋은 의미로 어디서 멈추든 시청 시간이 아깝지 않은 드라마다. 30분이 조금 넘어가는 부담 없는 러닝타임 안에서, 각각의 에피소드가 단일 콘텐츠로서 흥미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의 에피소드 몇 개는 미국의 옛날 시트콤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흑백 화면에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비,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완다가 등장하며, 관객의 웃음소리가 중간중간 들어가 있다. 마블의 세계관에서 잠시 빠져나와, 말장난과 몸개그로 구성된 이 코미디쇼를 즐기기만 해도 충분하다. 시트콤 형식을 취한 회차들은 미국에서 195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방영되었던 인기 시트콤들을 오마주한 것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익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시대를 반영한 인테리어나 의상, 방송의 형식은 물론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까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광고 역시 자세히 보면 마블 세계관의 숨겨진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모르고 보아도 옛날 텔레비전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기엔 더할 나위 없다.

후반 회차로 가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데, 필자가 느끼기에 완다비전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상당히 친절했다. 타노스의 블립 사건, 이후의 상황 묘사도 전부 되짚어주고, 완다라는 캐릭터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 그녀가 어벤져스에 합류하게 된 과정까지 자세히 묘사한다. 사실 기존 마블의 팬들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 완다가 전투에 참여하거나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봐왔을 뿐이지, 완다가 어떻게 자라왔으며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었기에 이번 시리즈는 그야말로 넓은 범위의 대중을 저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전의 마블 작품들을 전부 챙겨보기가 버겁다면, 최근에 일어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용도로 완다비전을 시청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완다비전 역시 마블의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는 다음 단계의 문을 열어주기 위한 징검다리의 역할을 해낸다. 마블 세계에 완전히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빌런 역시 기대를 모은다. 본편이 모두 끝나고 나오는 두 편의 쿠키 영상까지 보고 나면, 비로소 마블이 그리고 있는 밑그림의 최종 단계가 완성된 기분이다. 완다비전도 최근 나온 <이터널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과 더불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글: 키노라이츠 손은 에디터

    Leave Your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