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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프레시] ‘식인’에서 발견한 육식 폭력의 역사

<프레시>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제38회 선댄스영화제 미드나잇 부문에서 최초공개 된 <프레시>는 ‘올해의 충격’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잔혹한 공포로 화제를 모았다. 이 호러영화는 국내에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디즈니플러스가 키즈 콘텐츠로 잘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성인 구독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맨틱 고어 호러 장르로 시각적인 잔혹함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포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1965년 작 <편집광>과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의 2017년 작 <로우>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외로움에 연애를 꿈꾸는 노아는 로맨틱한 남자 스티브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빠르게 스티브에게 빠져든 노아는 함께 여행을 가자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숙소에 도착한 노아는 스티브가 준 음료를 마시고 잠에 빠진다. 깨어난 그녀는 자신이 감금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여성을 감금하고 심리적으로 압력을 가한다는 점은 <편집광>의 측면을 지닌다. 이 작품은 곤충을 수집하는 걸 즐기는 남자가 여자를 마치 수집품처럼 대하며 감금하는 내용을 다룬다. 납치한 여성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며 절망을 주는 내용으로 공포를 준다. 이 작품 역시 여성을 감금하며 심리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유사한 느낌을 준다. 차이라면 스티브가 여성에게 행하는 행위에 있다.

그 행위는 ‘식인’이다. 그는 여성을 납치해 신체부위를 조금씩 잘라 고객들에게 인육을 제공한다. 신체 절단 장면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상상의 공포를 더욱 자극한다. 노아를 향해 싱싱한 상태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조금씩 신체를 절단할 것이란 대사는 시각이 아닌 뇌를 자극하며 심리적인 공포를 자극한다. 영화가 공포를 보여주기 전에 관객 스스로 겁에 질리게 만드는 기교가 상당하다.


<프레시>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편집광>과 <프레시>의 이상심리에는 차이가 있다. <편집광>은 개인이 지닌 욕망이 변질된 형태를 지닌다. <프레시> 역시 개인의 변질된 욕망이지만 이 욕망이 뭉쳐 집단을 이루고 사업의 단계까지 나아가며 섬뜩함을 배가시킨다. 이 섬뜩함의 배경에는 현대사회의 우연한 만남이 있다. 데이트앱을 통해 노아가 남자를 만나는 도입부는 SNS와 커뮤니티를 통한 현대사회의 소통이 범죄에 연류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스티브는 식인이란 이상심리를 발견한 후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공동체를 모은다.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육을 포장하며 춤을 추는 스티브의 모습은 행위와 분위기 사이의 이질적인 질감으로 독특한 고어를 보여준다.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하는 건 식인을 통해 조명하고자 하는 육식의 잔혹함과 연관되어 있다.

<로우>는 채식주의자였던 주인공이 수의학과에 진학 후 강제로 생고기를 먹으면서 식인에 눈을 뜬 이야기다. 수의학과 학생들은 대학 전통을 핑계로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행한다. 이 폭력은 동물의 시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이 된다. <프레시>는 스티브의 고객들이 여성의 고기로 만든 요리를 먹는 장면을 보여준다. 육식의 대상을 가축이 아닌 인간으로 바꾸며 그 폭력을 재조명한다.

이 작품이 신체를 절단하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이 육식의 잔혹함을 부각시키기 위함에 있다. 정육점에서 볼 수 있는 생고기의 형태와 이를 조리한 요리를 주로 보여주며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후반부 인육을 먹는 남자들의 모습을 격투 장면과 오버랩으로 배치하며 육식이 지닌 폭력의 의미를 상기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프레시>는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영화다. 육식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신선한 고기란 문구를 섬뜩하게 비튼다. 무엇보다 로맨틱한 우연한 만남과 사랑을 잔혹한 고어 호러로 바꾸며 충격을 준다. 때로는 이 삐딱한 시선과 충격이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때가 있다. 이 작품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장르적인 매력에 담아낸다. 고어의 색깔 속에서 사회에 숨겨진 잔인함을 발견할 때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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